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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마추어(2025) 감상평 – 미숙함에서 가장 인간적인 용기로

by 페이몬드 202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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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마추어 포스터 사진

 

목차

  • 2025년, 고요하지만 강한 스릴러가 온다
  • 휘몰아치는 심리전과 인간 드라마
    • 감독 제임스 하즈와 그의 연출 미학
    • 인물 분석: 찰스, 그레이스, 제임스, CIA 내부의 그림자
  • 아마추어는 끝내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을 움직였다

2025년, 고요하지만 강한 스릴러가 온다

2025년 개봉한 영화 〈아마추어(The Amateur)〉는 겉보기엔 첩보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CIA, 테러리즘, 추격과 복수. 흔히 본 듯한 소재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기존 첩보물과는 결을 달리한다.
여기서 주인공은 총을 다룰 줄 모르는 ‘언어 분석가’다. 직접 몸을 던져 임무를 완수하는 CIA 요원이 아니라, 정보 뒤편에서 언어와 데이터로 세상을 해석하던 사람이다. 그런데 그가 어느 날 아내를 잃고 복수를 결심한다. 영화는 그 미숙한 복수의 여정을 따라가며, 첩보물이면서도 동시에 한 인간의 성장 드라마로 진화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전면에 나선 라미 말렉의 힘이 크다. 그는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현실 속에서 점점 더 치열하게 선택을 감행해야 하는 주인공 ‘찰스’ 역을 맡았다. 차가운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도 결국 스스로의 손으로 선택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절제된 내면 연기로 표현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연출한 감독 *제임스 하즈(James Hawes)*는 TV 시리즈 <블랙 미러>, <슬로우 호시스> 등을 통해 보여준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감정 컨트롤 능력을 영화 속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준다. 대사가 없고 음악이 절제된 장면에서 인물의 호흡 하나, 눈빛 하나만으로 심리의 흐름을 묘사한다.

즉, 《아마추어》는 총격보다 무서운 ‘침묵의 긴장’을 쌓아 올리고, 복수보다 강렬한 ‘윤리적 갈등’을 그리는 영화다. 관객은 속도감 있는 전개 속에서도 주인공이 느끼는 혼란, 분노, 좌절, 용기 하나하나를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과연 우리는, 내가 사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


휘몰아치는 심리전과 인간 드라마

감독 제임스 하즈와 그의 연출 미학

감독 제임스 하즈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첩보 스릴러 장르의 문법을 정면으로 다뤘지만, 동시에 그 전형성을 완전히 뒤집는 데 성공했다. 액션과 스릴러의 전형적인 외형을 지키면서도, 내적으로는 ‘정체성 상실과 회복’이라는 심리 드라마에 가까운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의 연출은 극도로 절제된 연출속도감 있는 구성, 그리고 조용한 감정의 흐름으로 특징 지어진다. 특히 초반부, 찰스가 아내를

잃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장면들은 압도적인 침묵으로 이어진다. 그는 말하지 않지만, 모든 것이 말해진다.

하즈 감독은 또한 ‘적의 실체’를 추상화함으로써 관객에게 더 강한 공포를 안긴다. 테러범은 영화 초반에 짧게 등장할 뿐, 이후 찰스가 싸우는 것은 명확한 적이 아니라 거대한 시스템과 보이지 않는 정보 권력들이다. 정보기관의 내부 절차, 통제된 뉴스, 비밀리에

삭제되는 진실. 이 모든 것과의 싸움은 물리적 충돌보다 더 숨 막힌다.

이처럼 《아마추어》는 단순한 테러 응징 영화가 아니다.
감독은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복수와 정의의 모호한 경계를 그려내고, 관객이 그 안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느끼도록 이끈다.


인물 분석: 찰스, 그레이스, 제임스, CIA 내부의 그림자

*찰스(라미 말렉)*는 주인공이자 이 영화의 핵심이다. 그는 첩보원도, 전사도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CIA 언어 분석가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뒤 그는 평범함을 벗어던진다. 그는 단순한 분노를 넘어서 이 시스템이 정말 나를 보호했는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직접 해답을 찾으려 나선다.

찰스는 액션 장면에서 결코 능숙하지 않다. 총을 들고도 망설이고, 차를 몰면서도 흔들린다. 그러나 그 미숙함은 곧 ‘인간성’으로 이어진다. 그는 복수심에 휘둘리지만, 동시에 나까지 괴물이 되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라미 말렉은 이 심리적 감정을 치밀하게 표현해 낸다.

*그레이스(레이첼 브로스나한)*는 CIA 내부에서 찰스를 감시하면서도, 점차 그가 말하는 진실과 정의에 동요하게 되는 인물이다.

그녀는 냉철한 요원이지만, 내부에서 벌어지는 비윤리적 행동과 ‘사람보다 시스템을 보호하려는 조직’에 회의를 느낀다. 그레이스는 단순한 서브 캐릭터가 아니라, 찰스의 여정에서 중요한 부분의 가치 기준이 된다.

*제임스(케이런 하인즈)*는 CIA 상층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며 찰스를 위협한다. 하지만 그 또한 완전한 악역은 아니다. 그는 관료주의와 정치 사이에서 움직이는 현실적인 존재로, 때로는 찰스보다 더 도덕적으로 확고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아마추어》의 인물들은 선과 악의 이분법을 넘어서고, 모두가 자신의 논리를 갖고 행동한다.

마지막까지, 영화는 누구 하나를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 찰스의 행동은 정의로운 건지? 그의 복수는 정당한가? 에 대하여 관객은 판단을 강요받지 않는 대신, 각 인물의 입장을 따라가며 진실은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메시지를 생각하게 된다.


마무리: 아마추어는 끝내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을 움직였다

《아마추어》는 겉은 스릴러이지만, 본질은 휴먼 드라마라는 걸 느끼게 된다.
찰스는 전문가가 아니며, 그는 실수하고, 넘어지고, 때로는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진심은 누구보다 뜨겁다. 아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무기력했던 자신에 대한 분노, 그리고 ‘이후’의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간절함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영화는 한 사람의 미숙한 용기가 어떻게 거대한 조직과 시스템을 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감독 제임스 하즈는 액션의 쾌감보다 인물의 심리를 우선했고, 배우 라미 말렉은 복수를 꿈꾸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세밀하게 풀어내려고 노력했으며, 그리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깊은 메시지를 남기는 것 같다.
나 또한 어느새 찰스를 응원하게 되었고 그가 실수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 바라는 것 자체가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찰스는 혼자 남게 되며,  복수는 끝났고, 진실은 세상에 드러나지만 그는 말하지 않는다. 승리의 미소도, 안도의 눈물도 없다. 그는 여전히 ‘아마추어’다. 하지만 그 아마추어는 세상을 아주 조금씩 움직였다.
그리고 그 조용한 승리가, 이 영화가 주는 가장 진실된 감동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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