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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 리차드(King Richard) 감상 후기: 꿈을 설계한 한 남자의 이야기

by 페이몬드 2025.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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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 리차드의 사진

 

목차

  • 리차드 윌리엄스의 비범함: ‘평범함’을 거부한 아버지
  • 비너스와 세리나의 성장: 가족이라는 코트 위에서
  • 킹 리차드가 우리에게 던지는 진짜 질문

리차드 윌리엄스의 비범함: ‘평범함’을 거부한 아버지

영화 킹 리차드는 단순히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의 이야기로만 읽히지 않는다. 그는 사회가 정한 '가능성'이라는 틀을

넘어선, 진정한 비전의 아이콘이다.

"나는 두 명의 세계 챔피언을 키울 것이다."
이 말은 많은 사람에게 공허한 자기 확신처럼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리차드는 비전을 꿈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철저하게 설계했다.
그가 만든 78페이지짜리 플랜은, 가난과 차별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다. 리차드가 특별했던 이유는 그가 자신의 환경을 핑계 삼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가난한 코치들에게 딸을 맡기지 않았다. 대신 문을 두드렸다. 끊임없이,

집요하게. 거절당할 때마다 "아니요, 다시 생각해보세요"라고 말했다. 그는 딸들이 제대로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설득시키려 노력했다. 리차드는 단순히 성공을 강요하는 전형적인 ‘스포츠 대디’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딸들에게 '어린 시절'을 보장하려 했고, '트로피'보다 '사람'이 되는 것을 먼저 가르쳤다.
"너희는 이미 충분히 특별하다."
이 한 마디는, 아직 세상의 편견을 모르는 아이들의 마음속에 뿌리처럼 내려앉았다. 당시 테니스는 백인의 영역이었다.
흑인, 특히 흑인 소녀가 프로 테니스계에 발을 들이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리차드는 이 현실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불평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게임의 규칙' 자체를 바꾸려 했다. 그의 접근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내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세상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기준을 따르게 할 것이다."

이런 리차드의 방식은 단순한 부모 교육이 아니다. 지금도 우리 사회는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에게 한계를 주입한다.
"너는 이 정도야", "이건 네가 넘을 수 없는 벽이야."
킹 리차드는 이 모든 목소리를 거부하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만들어가는 법을 보여준다.

특히, 리차드는 아이들의 '자기 존중감'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도 치열했다. 어떤 스폰서 계약이 오더라도, 아이들에게

불리하다면 단칼에 거절했다. "우리는 돈이 필요하지 않아. 우리는 스스로 그 가치를 증명할 것이다."
이 신념은, 단순히 계약서 하나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너는 충분히 귀한 존재다"라는 메시지를 심어주는 과정이었다. 리차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패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걸 경계했다.
"실패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거다." 이 메시지는 지금, 무언가를 시도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킹 리차드는 리차드를 통해 '평범함'이라는 사회적 압력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비너스와 세리나의 성장: 가족이라는 코트 위에서

비너스 윌리엄스세리나 윌리엄스는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한 '성공 사례'가 아니다.
그들의 성장 과정은, 리차드라는 울타리 안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자신감을 배운 이야기다.

리차드는 딸들에게 끊임없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를 먼저 알게 했다.

비너스가 어린 시절 TV 인터뷰를 했을 때, 한 백인 리포터는 거듭 그녀의 자신감을 의심했다.
"정말 그렇게 자신 있니?" 그때 리차드는 인터뷰를 중단시키고 딸을 감쌌다. "그녀는 방금 자신 있다고 했다. 왜 계속 의심하죠?" 이 장면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자기 확신을 지키는 것. 그리고 그 자기 확신을 흔드는 외부의 목소리에 맞서는 것. 비너스와 세리나는 단순히 테니스 기술을 배운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기 존중'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장착했다. 리차드와 가족은 아이들의 인격 형성을 위해 철저히 노력했다. 경기보다 공부를 우선시하고 언론에 대한 태도를 교육하고 심지어 데이트나 사생활까지 세심하게 관리했다. 이러한 과정이 비너스와 세리나를 '스포츠 스타'가 아닌 '롤 모델'로 만든 핵심이었다. 가족은 이 두 아이가 넘어야 할 현실을 함께 견뎠다. 연습이 끝난 뒤 피곤에 찌든 얼굴로, 가족 모두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버텼다. 그 안에는 억지로 밀어붙이는 강요가 없었다. 오히려, "너는 너의 속도로 괜찮다" 라는 사랑이 있었다. 또한 영화는 '희생'이라는 단어를 낭만화하지 않는다. 가족은 분명 고통스러웠다. 부모도, 형제자매도, 가끔은 감정이 상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이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킹 리차드는 테니스 영화가 아니라
가족의 성장 드라마라고 부를 수 있다.


감상평 

킹 리차드는 '성공'이라는 개념을 뒤흔든다.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한다.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많이.

하지만 리차드는 물었다. "무엇을 위해?" 딸들이 승리를 거둘 때, 리차드는 더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패배 후에도 똑같이 껴안아줬다. "너는 여전히 너다." 킹 리차드가 던지는 진짜 질문은 단순하다.

  • 너는 네가 정한 길을 걷고 있나?
  • 아니면 누군가 대신 그려준 길을 달리고 있나?

리차드는 세상의 속도를 거부했다. 아이들이 미성숙할 때 스타가 되는 것을 막았고, 가족의 행복을 잃지 않기 위해 기꺼이 기회를 포기했다. 이런 태도는 우리에게 묻는다. "성공을 향한 길 위에서, 너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킹 리차드는 영화가 아니라, 지금 우리 인생에 필요한 한 편의 가르침이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딸들을 지켜냈다.
하지만 결국 그가 지켜낸 건 딸들의 커리어가 아니라, 딸들의 존엄성이었다. 우리는 매일 선택한다. 타인의 기대를 따를 것인가, 자신만의 가치를 지킬 것인가. 킹 리차드는 마지막에 이렇게 속삭인다. "코트 위의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 진짜 승리는 네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진실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우리 안에 살아남는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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